아침에 설레는 맘으로 출근했다가도 저녁이 되면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안고 퇴근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조용한 퇴직’ ‘대퇴사의 시대’가 유행하면서 특히 젊은 세대의 일에 대한 가치관은 급변하고 있다. 일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8월 말 영국에서 출간돼 화제인 책 <리워크드(Reworked)>는 지금이야말로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총체적으로 점검할 때라고 강조한다. 일에 대한 근본이 흔들리는 지금이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책은 일이 삶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행복과 건강, 안정감과 몰입감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영국 직장인의 79%가 자신이 하는 일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21%만이 몰입해서 일하고 만족한다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일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신경심리학자로 지난 20년 동안 정신건강 분야에서 일해온 스테파니 피츠제럴드 박사는 <리워크드>라는 책을 통해 이전 방식의 일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이유에 관해 설명하며, 이제는 개인의 건강과 행복이 일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경과학과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일을 통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길로 안내한다.
일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지만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대해 배우지 못했습니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시험에 통과하는 법을 배웠지만 정작 ‘좋은 일’이 무엇인지는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일, 연봉, 경력 등에 대해 모호한 생각과 개념을 가지고 성장했습니다. 정확히 우리가 어떤 일에 적합한지에 관한 분명한 이해가 없었습니다.”
저자는 일의 세계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그 세계에 뛰어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준다. 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방향을 잃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며 쉽게 그만둔다. ‘일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다른 곳을 찾아 헤맨다.
앞으로는 일과 삶을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행복’ ‘건강’ ‘안전’ ‘몰입감’은 일의 세계를 재정립하는 데 필요한 네 기둥이다. ‘꿈의 직업’인지 ‘돈의 직업’인지와 관계없이 어떤 일을 하든 하루를, 그리고 한 주를 행복감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일이 당신의 건강과 웰빙을 해친다면 그 일은 그만두는 것이 좋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안전해야 하며 무엇보다 몰입감이 중요하다. 지금 하는 일이 어떻게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의 일이라면 당신은 그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책은 계속해서 새로운 일을 찾아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이 답이 아니라고 조언하면서, 일의 세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청사진을 제공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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