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준 전국 228개 지자체 중 공식 유튜브 채널이 있는 곳은 190곳에 달한다. 방치되다시피 한 채널이 대다수지만 일부는 구독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충북 충주 공식 유튜브 ‘충TV’가 지자체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충TV는 유튜브 채널 개설 4년 만에 구독자 41만3000명을 모았다. 충주 인구(약 21만 명)보다 구독자 수가 많아 MZ세대는 충주시에 ‘유튜브 특별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거리두기 관련 생활 수칙을 알려준 ‘관짝춤 패러디’ 영상은 누적 조회수(15일 기준)가 885만 회에 달한다. 최근에는 걸그룹 뉴진스 뮤직비디오 패러디 등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으로 평균 조회수 60만 회를 기록 중이다.
공공영역에서 보기 힘든 참신한 아이디어가 지자체 유튜브 흥행의 핵심이다. 서울 강서구는 가상 인물 ‘새로미’를 앞세웠다. 김찬수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홍보반장이 운영하는 ‘안전을 깨우는 남자’(안깨남)는 감동 코드를 내세워 관심을 모았다.
서울시도 공무원 유튜버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지난달부터 유튜버로 활동할 공무원을 선발하고 있다. 1차 심사 통과자들은 오는 26일 2차 결선에서 ‘경연 대회’를 펼친다. 최종 합격자는 홍보기획관에서 ‘서울시 대표 유튜버’(서튜버)로 활동하며 상급자 결재를 받지 않고 마음대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서울시의 구독자 수가 충TV와 경북도청 채널 ‘보이소TV’에 따라잡힌 것도 서울시를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충TV와 보이소TV가 각각 41만 명과 38만 명 이상 구독자를 거느리는 대형 채널로 성장하는 사이 서울시 유튜브는 최근 3년 동안 13만 명대에서 18만7000명으로 느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유튜브가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실무자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충TV를 운영하는 김선태 충주시 주무관은 “과장, 팀장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하던 일만 해도 몇 달 뒤 자연스럽게 승진하기 때문에 변화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조직 전체가 새롭고 낯선 시도를 수용하고 격려해주는 분위기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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