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성동구 성수동 고급 주택 가격이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성수동에서도 ‘서울숲 3대장’으로 불리는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갤러리아포레는 최근 신고가 기록이 연이어 나오며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는 지난달 22일 10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가 지난해 4월 7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여 만에 21억5000만원 오른 셈이다.
갤러리아포레는 지난달 11일에도 전용 217㎡가 9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전용 200㎡ 초반대 가구 매물이 모두 100억원에 형성됐다”며 “100억원은 상징성이 있다. 앞으로 집주인들이 100억원 밑으로 매물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갤러리아포레는 2020년 입주를 시작한 주상복합 단지로, 전용 91㎡부터 273㎡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대부분 높은 가격 탓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최근 고가 매수세가 살아나며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사정은 다른 3대장 단지도 마찬가지다. 바로 옆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최근 전용 198㎡가 99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지난 7월 95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4억원이 더 뛰었다. 더 큰 크기인 전용 264㎡의 경우에는 지난해 9월 130억원에 이미 실거래가 이뤄졌다. 집주인들 사이에선 200㎡ 크기 가구들도 곧 매매가격이 100억원을 넘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일부 집주인은 일찌감치 내놨던 매물의 가격을 높였다.
2017년 입주가 이뤄진 3대장 중 맏형 ‘트리마제’도 최근 거래가 활발하다. 지난해 6월 43억원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끊겼던 전용 140㎡는 최근 3건이 연이어 거래되며 47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 152㎡ 역시 지난해 5월 65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뒤로 거래가 없는데 최근 같은 크기 매물이 62억원에 올라왔는데도 매수 희망자가 늘었다. 성수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공인중개사무소만 10곳이 넘을 정도로 늘었다”며 “그만큼 매수 희망자가 늘었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전국적으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와 고가 주택 거래는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 아파트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은 강남처럼 학군이 좋지도, 대중교통 등 인프라가 뛰어나지도 않은 편”이라며 “그런데도 하이엔드 주택은 매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상징성을 노린 매수세가 계속되며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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