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만 다니던 길에서 아이들과 뛰어 놀고 다양한 공연도 관람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강국 씨(42·서울 동작구 거주)
서울 서초 예술의전당에서 지하철 2호선 서초역까지 이어지는 10차선 반포대로(1km)가 주말 동안 알록달록한 도화지로 변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은 아스팔트 도로를 스케치북 삼아 그림을 그렸다. 놀이기구를 타고 독서를 즐기는 아이들도 군데군데 보였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서울 서초 ‘서리풀페스티벌’에 12만 명의 시민·관광객들이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2015년 시작한 서리풀페스티벌은 서초구민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서초구의 대표 문화 축제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중단됐다가 올해 4년 만에 재개했다.
주말 동안 축제 현장을 찾은 시민·관광객들은 합창제, 거리공연 등 30개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첫날 열린 ‘지상 최대 스케치북’과 음표 형태로 놓인 빈백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오선지 위의 도서관’, 그리고 신나는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춤추는 ‘EDM 유치원’이 단연 인기였다.
축제에 참여한 유아름 씨(42)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스케치북 존과 체험존부터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들이 가득해 올해 최고의 주말을 즐겼다”고 말했다.
클래식, 팝페라, 국악, 대중가요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개막식과 폐막식 무대에는 인파가 몰려 거리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개막공연에서는 ‘리베르떼 팝스 오케스트라’와 팬텀싱어 4 준우승팀 ‘포르테나’ 그리고 가수 김종국이 무대에 올랐다.
폐막식에서는 서초교향악단(지휘자 배종훈)과 뮤지컬 배우 부부 김소현-손준호 그리고 힙합 가수 지코가 공연을 선보였다. 서초교향악단은 다음 달 미국 뉴욕 카네기홀 ‘한미동맹 70주년 특별기념공연‘을 앞둔 실력 있는 오케스트라다. 축제의 마지막은 불꽃놀이로 장식했다.
폐막식을 즐긴 김희진 씨(57·관악구)는 “고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음악에만 몰입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우리 동네에서도 이런 축제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는 즐겁고 안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안전 관리에도 신경 썼다. 서초경찰서, 서초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 현장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전문 경호원과 안전 요원 그리고 경찰 250명가량을 현장에 배치했다. 유치원생 아이들과 4년 만에 축제를 다시 찾은 김건덕 씨(38)는 “차 진입이 완전히 통제된 덕분에 가족들과 안전하게 놀 수 있었다”고 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4년 만에 열린 서리풀페스티벌이 모든 세대에 즐거움을 선사해 기쁘다”며 “내년에는 더 풍성한 음악과 문화공연으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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