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모듈·부품 생산 업체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에 던진 협박성 경고다. 두 회사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말 설립한 자회사로, 협력업체 직원을 직고용해 새로 출범시킨 곳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수익성이 낮은 모듈·부품 사업을 주로 외부 생산 협력사에 위탁해 왔다. 불법 파견 논란이 불거지자 자회사를 설립해 해당 사업과 직원들을 편입시켰다. 입사한 직원들에겐 현대차·기아의 차량 구입비 할인, 학자금 지원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동일한 처우 및 복지까지 제공해왔다.
그런데 현대모비스가 ‘직고용’과 ‘복지 제공’이란 선물을 주고 되받은 건 파업이었다. 이들 노조는 자사의 섀시·파워 일렉트릭(PE) 모듈 등 부품이 적기에 납품되지 않으면 완성차 생산 라인이 ‘올스톱’된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부품을 인질로 회사를 협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노조는 최근 “무조건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울타리 안에서 임단협을 진행하는 만큼 ‘최대 성과’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특근 거부는 물론 수시로 파업까지 강행하며 현대차그룹의 전반적인 부품 부족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친 파업만으로 수천 대에 달하는 차량 생산 차질과 100억원대에 이르는 손실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엔 모트라스 모듈 부품 재고 부족으로 현대차의 상당수 공장이 주말 특근을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는 사측의 읍소에도 요지부동이다. 사측은 “양질의 모듈·부품을 적기에 안정적으로 납품하는 본연의 역할을 지켜달라”며 “더 이상의 생산 중단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 노조는 19일 교섭에서 사측이 추가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21일 추가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전제는 차질 없는 차량 생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차 노조가 아니라 현대모비스 자회사로 직고용한 노조에 발목이 잡힐 판이다. 마침 현대위아 등 다른 계열사도 직고용 업체 출범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의 행태를 보면서 직고용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과도한 요구를 앞세우다가 노조 스스로 발목을 잡는 건 아닌지 돌이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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