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는 미국의 GE라이선싱, 커런트라이팅솔루션, 서번트시스템 3사와 동시에 특허 기술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밝혔다.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분사한 세 회사가 각각 다른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세 회사 모두와 계약을 맺었다.
서울반도체가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특허는 PFS(플루오르규산칼륨) 형광체 기술이다. PFS 형광체는 붉은색을 세밀하고 뚜렷하게 구현해 전반적인 색 재현율을 향상해준다. 그 결과 전력 소비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에 필수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패트릭 패트노드 GE라이선싱 사장은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LED 제품을 혁신하고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사진)는 “지식재산권(IP)을 존중하는 기업으로서 세 회사의 특허 가치를 오롯이 인정한다”며 “PFS 형광체와 관련된 모든 IP를 자동차, 디스플레이, 조명 등 전 산업에서 쓸 수 있는 최적의 권리를 확보한 유일한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특허 확보로 서울반도체의 특허 포트폴리오가 더 강력하고 촘촘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20여 년 동안 연구개발(R&D)에 2조원 가까이 투자해 핵심 특허를 1만8000개 이상 확보했다. 와이캅과 바이오레즈 등 세계 최초 2세대 LED 특허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와이캅은 와이어와 패키징 없이 기판에 LED칩을 실장해 소형화를 가능하게 한 기술이다. 열전도율이 높아 자동차 헤드램프 등 고광도 특성에 제격이다. 바이오레즈는 200~400나노미터(㎚: 1㎚=10억분의 1m) 파장의 자외선을 발생시켜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을 살균·정화·탈취하는 기능을 한다. 이 같은 특허 경쟁력을 기반으로 2003년 이후 총 100차례에 걸친 세계 특허 소송에서 모두 이겼다. 세계 1위 LED 기업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 상호 특허 사용 계약을 맺은 유일한 한국 기업이기도 하다.
서울반도체가 특허 투자를 열심히 하는 것은 “삶의 기회는 공정해야 하고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문화는 공정한 사회에 필수”라는 이정훈 대표(사진)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서울반도체 및 관계사 서울바이오시스 창업자인 이 대표는 최근 공학한림원이 주최한 IP전략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특허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약자에게 경이로운 결과를 만들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고용의 30%, 국내총생산의 40%가 특허 등 IP 관련 산업에서 나온다”며 “저성장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혁신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지식재산권의 보호와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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