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 대표의 단식에 발맞춰 민주당이 각종 상임위원회 일정을 보이콧(중단)하자 "한 명의 범죄혐의자 때문에 국회가 멈추고 민생은 뒷전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1명의 피의자 때문에 5천만이 고생이다"라는 말을 재조명한 것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입원 때문에 국회 상임위 일정이 취소됐다"면서 "상임위에서 민생 법안을 논의하고 통과시키는 것은 국회의원의 의무다. 구속을 피하기 위한 이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상임위를 취소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장 최고위원은 "일하지 않는 국회를 만든 민주당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 대표의 단식을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과 비교하는 것은 두 분에 대한 모욕이다. YS와 DJ는 이 대표처럼 온갖 토착 비리를 저지르지도 않았고, 수사와 구속을 피하기 위해 단식을 한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는 영장을 회피하기 위해 안 먹는 정치인 눈치를 보지 말고, 정말 없어서 못 먹는 어려운 국민들 눈치를 봐야 한다"면서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명분 없는 사리사욕 단식에 적당히 손을 내미는 게 정치라면, 그런 정치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법원 판결로 최강욱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고 의원직이 상실됐다"면서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이 대표의 운명도 최 의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상임위원회 보이콧 사태에 대해 "이 대표 사수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국민 다수와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예정돼있던 상임위를 전면 보이콧했는데 이 대표가 병원 이송됐다고 국회 전체를 셧다운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일이겠느냐"라며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떳떳하게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고 국민의 평가 받으라"고 촉구했다.
그는 단식 중 병원에 실려 간 이 대표에게 "더 이상 단식은 정상적인 정기국회 운영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국정운영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며 "단식을 멈추고 건강을 챙기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기현 대표도 민주당이 총리 해임과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 "국회와 국정운영을 올스톱시키는 것은 당내 극단 강경파들에게 포로가 되어 민심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 된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회의 20분 만에 종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채 상병 사망사건 국정조사 청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절차 등 업무가 산적해 있음에도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단식 19일 차를 맞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7시20분께 건강 악화로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상태가 악화하는 등 당내 현안 대응을 이유로 상임위 참석을 보이콧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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