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버리고 용산 달려간 野

입력 2023-09-18 18:46   수정 2023-09-19 01:0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업무를 내려놓고 대거 장외 투쟁에 나섰다. 이에 따라 18일 열릴 예정이던 5개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가 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공전하며 입법 공백 사태를 빚었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늘 예정된 상임위는 열지 않기로 지도부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국민의힘에 통지했다.

이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등이 열리지 못하면서 △중요 범죄 피의자 신상공개법 △교권보호 4법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위한 보험업법 등이 처리되지 못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법사위에서만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이 100여 건 넘는데 민생을 팽개쳤다”고 비판했다. 당 원내지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19일부터는 상임위 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각 상임위 간사실에 공지했다.

국회를 멈춰 세운 사이 대정부 투쟁 강도는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의안과에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송 수석부대표는 “지난 1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한 총리 해임건의안 처리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전면 쇄신해야 나라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이르면 2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 중 세 번째 해임건의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정치쇼’라는 지적이 나온다.

낮 12시부터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소속 의원 1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정권 국정 전면 쇄신 및 내각 총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렸지만 52명은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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