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장지수펀드(ETF)는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다"
조아힘 타이글러 GHCO 트레이딩 부문 대표는 지난 15일 영국 시티오브런던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유럽 ETF 시장 전망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GHCO는 지난 5월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한 중소형 마켓 메이커 회사다. ETF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LP(유동성 공급자) 역할로 호가를 제공하면서 얻는 일종의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삼는다.
과거 유럽 ETF 시장은 미국과 아시아에 비해 오히려 더딘 성장을 보여줬다는 게 타이글러 대표의 설명이다. 타이글러 대표는 "미국 시장이 개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5대5로 구성된 시장이라면 유럽의 경우 1대 9"라며 "전통적인 은행, WM(자산관리) 채널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들어서야 개인용 투자 앱, 로보 어드바이저 등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뮤츄얼 펀드에서 ETF로의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비중이 늘어나고 기관들 역시 ETF를 투자처로 눈을 돌리면서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유럽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성장할 공간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LP는 유력 운용사들과의 오랜 유대관계가 진입장벽이 되는데, GHCO는 주요 유럽·미국 운용사들과 오랜 기간 거래해온 만큼 ETF 시장의 고속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HCO는 2010년대 초부터 블랙록, 뱅가드, 아문디 등 약 30개 운용사와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타이글러 대표는 GHCO의 기술력 부문에서 특히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GHCO는 사실상 테크회사"라며 "순자산가치와 가까운 정확한 ETF 가격을 촘촘하게 제공하는게 핵심인데 이를 위해 프로그램을 통한 데이터 수집, 가격 설정 등의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이 기본적인 코딩은 할 줄 안다"고도 했다.
타이글러 대표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X등을 통해 현재 미국, 호주, 일본 등에 진출해있는 상태다. 타이글러 대표는 "향후 미래에셋 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런던=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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