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도착 직후 7시간 만에 9개국 정상과 회담하는 등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총력전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4박6일 일정 동안 40여 개국 정상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께 뉴욕에 도착했고,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릴레이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체코, 덴마크, 몬테네그로,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이 대상 국가였다. 이 중 산마리노와 부룬디, 몬테네그로 등 3개국과는 수교 후 첫 정상회담이었다. 정상회담은 20~30분씩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정상들과 만날 때마다 “부산은 세계 제2위의 환적항이자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이라며 “부산엑스포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로 엑스포 참가국들의 문화와 역사, 자원, 상품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최적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부산엑스포 홍보 책자를 상대국 참석자 좌석에 비치했고, 엑스포 유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은 회담이 열릴 때마다 배석했다.
각 국가와 맞춤형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내 도시 국가인 산마리노의 알레산드로 스카라노·아델레 톤니니 집정관과는 관광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당부했고, 수소경제 및 고속철도 등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파벨 대통령은 자국에 리튬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19일 윤 대통령이 미국 존 F 케네디재단이 수여하는 ‘2023 용기 있는 사람들상’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케네디재단은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올해의 특별 국제 수상자로 선정했다.
윤 대통령은 SNS를 통해 “기시다 총리와 이 상을 수상하게 돼 대단히 영광”이라며 “지속적인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의 발전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케네디재단은 1990년부터 용기 있는 리더십을 발휘한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이 상을 수여해왔다. 지난해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받았다.
뉴욕=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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