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자니 '방탄' 비판이 부담스럽고 비명(비이재명)계 표심이 반영돼 가결될 경우 내홍 격화가 불가피해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자유투표에 맡기되 부결로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재선 의원들과 면담하고 오후에는 긴급 의원총회 개최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이후 다소 수그러들었던 체포동의안 부결 목소리가 이 대표의 단식을 기점으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한 분위기다.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 간 지난 18일 당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론 부결' 방침을 정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서 "당론 부결의 파장은 전선의 유지와 강화로 극복될 것이지만 가결은 자해적 혼란을 낳을 것"이라며 "검찰의 영장 청구는 근거 박약한 부당한 정치 행위니, 부결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는 식의 모습을 보인다면 이 대표의 진정성은 사라지고 역시 방탄이었다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가결 표가 예상되는 국민의힘(111명)과 정의당(6명), 시대전환(1명), 한국의희망(1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2명)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에서 최소 27명만 가담해도 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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