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기차 수요 위축에 대응해 보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노량진 수산물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전기차가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이 저조하다"며 "보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보조금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의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보조금 혜택 강화로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다음 주까지 마무리해서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더 주는 방안은 올 4분기에만 한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규제 개선을 통한 보조금 지급 대상 확대는 계속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이 경기와 물가에 부담 요인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유가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불확실한 게 많아 예의주시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삭감된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일부 늘린다는 이날 언론 보도와 관련해 "전혀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내년 R&D 예산을 올해보다 3조4000억원 줄인 21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추 부총리는 "R&D 예산이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 때 11년이 걸렸는데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 때 3년이 걸렸다"며 "단기간에 빠르게 늘다 보면 그들 세계에서 R&D로 포장해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된다"고 했다.
R&D 예산 삭감이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선 "신진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 예산이 30%대로 늘었다"고 반박했다.
올해 세수 펑크 대응책과 관련해선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세수 확대, 증세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국민들이 바라는 바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나랏빚을 필요할 때 쉽게 늘려도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채 발행에도 선을 그었다.
세수 오차에 대해서는 "결론적으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상당한 규모의 세수 오차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통화기금(IMF)에 컨설팅을 받아 (세수 추계) 방식에 관해 점검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전 정부가 부동산, 소득 등과 관련한 통계를 조작했다는 중간감사 결과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시스템을 가진 나라인데 (통계 조작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관계가 정리되고 나면 근본 개선 방안이 없는지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