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1일 14: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불리는 두산로보틱스의 우리사주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이 많은 데다 고금리 영향으로 임직원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다. 주관사는 우리사주 실권주를 감안해 미리 일반투자자를 위한 청약 물량이 5% 늘렸다.
21일 투자은행 업계(IB)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일반 공모 규모를 애초 405만주(25%), 1053억원에서 486만주(30%), 1264억원으로 늘었다. 이날 예정인 우리사주 청약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실권주를 감안해 공모 물량을 조절한 것이다. 주관 증권사는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청약 여부를 미리 물어본 뒤 대량 실권이 날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우리사주조합에 324만주(20%), 842억원을 배정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은 공모 물량의 20%를 의무적으로 우리사주에 배정하도록 돼 있다.
두산로보틱스 직원은 201명에 불과하다. 1인당 약 4억2000만원의 우리사주 물량을 배정받는다. 대부분 대출을 통해 우리사주를 청약하는데, 두산에서는 직원당 1억원 한도 내에서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 직원들도 우리사주 청약을 원하고 있으나 최근 대출금리가 4~5%대로 높아지면서 우리사주 청약이 부담스러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우리사주 청약 이후 1년 동안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IPO주의 특성상 상장 직후에 몸값이 급등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급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우리사주 청약 결과 실권주 예상보다 더 발생하면 기관 투자가 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IB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우리사주 실권주 물량에 대해 관심있게 보고 있다.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 청약 물량을 늘릴 수 있지만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이 실권주 수량인 81만주(210억원) 이상 늘어난다는 점은 시세 형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현재로선 두산로보틱스 상장 첫날에는 기존 주주(309만주)와 일반 청약자(486만주), 기관투자가(459만주) 등을 합해 1254만주(3200억원)가 출하할 예정이다. 유통 가능 물량 1686만주의 약 19% 수준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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