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64) 서울 마포구청장이 구청 사무실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 구청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주정치의 토대가 되는 공직선거에 있어 법에서 금지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사안이 무겁다"며 "선거에 임박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점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구청장이 선거 운동복을 입거나 후보자임을 알리는 표장을 착용하지 않고 단지 인사를 나눈 점, 범행이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구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5월 25일 마포구청 내 사무실 등지를 돌며 직원들에게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 106조는 호별 방문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박 구청장 등은 마포구청 사무실이 공직선거법상 '호'에 해당하지 않으며 의례적인 인사를 위한 방문일 뿐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박 구청장이 방문한 사무실이 종합민원실처럼 불특정 다수를 위해 개방된 공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선고 직후 "판결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처신을 잘 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선출직 공무원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때 당선이 무효된다. 따라서 이 판결이 유지되면 박 구청장의 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검찰은 박 구청장에게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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