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체업 1위 기업 대가파우더시스템이 순식물성 체내흡수용 지혈제를 개발해 해외 수출을 본격화한다.
22일 대가파우더시스템은 세계 세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체내흡수용 지혈제를 개발해 태국과 베트남 식약청 허가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현재 태국 수출을 위한 첫 선적을 마쳤으며 방콕국제의료기전시회에 참가해 동남아시아 시장 바이어와 미팅을 가졌다.
이 회사의 식물성 지혈제는 충남 당진 공장에서 생산돼 이미 국내 전국 병원에 납품 중이다. 대가파우더시스템은 세라믹 가루를 촘촘하게 뭉쳐 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상의 이물질을 걸러내는 필터를 투입한 수액 튜브 세트도 만들고 있다.
1970년 설립된 대가파우더시스템은 50년 넘게 분쇄기 같은 가루 제조 기계·장비를 만들며 국내 분체업 1위에 올랐다. 이같은 가루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5년 전 의료 제품 개발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은석 대가파우더시스템 대표는 "가루 장비는 100%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주문 제작인 탓에 새 먹거리 발굴이 필수였다"며 "회사의 기술력을 눈 여겨 보던 국내 의료계에서 지혈제 개발을 요청해 도전한 끝에 해외 수출이라는 결과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의료계에선 3~5mL 소량에 65만원인 고가의 수입산 지혈제를 써왔다. 이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가 가루 제작 노하우를 가진 대가파우더에 국산 지혈제 개발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는 "분체업 기술은 독보적이었지만 식약처의 인증과 기준을 충족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연구개발(R&D)과 생산 시설 확충에 60억원을 넘게 투자해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가파우더시스템의 가루형 지혈제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서, 지혈제 한 개에 환자에게 청구되는 비용은 60만원 이상에서 2만7000원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320억원 중 40억원이 의료 제품에서 나왔고, 올해는 예상 매출 410억원 중 7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의료 분야 매출 비중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최 대표는 "이번 순식물성 체내흡수용 지혈제의 동남아 진출을 계기로, 앞으로도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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