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공항이 민간공항의 화물터미널 위치를 둘러싼 이견으로 다시 갈등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의성군은 22일 경북도의회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의성군 공동합의문의 핵심은 '항공물류’라며 “화물터미널 없는 항공물류는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공항추진은 어려울 것이다”며 반발했다.
대구시는 공항의 기능상 여객 터미널과 화물터미널이 분리될 수 없고 2020년 7~8월 작성 당시 (군위, 의성 합의문 각각 별도로 작성) 등 여러 자료와 상황을 볼 때 화물터미널은 군위에 배치하기로 한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물류단지와 관련한 화물터미널 배치두고 이견
대구시는 “공동합의문을 구체화하기 위한 공항시설 협의 단계에서도 의성군은 화물터미널이 군위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전제로 후속 대책을 마련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대구시는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가 가까이 붙어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의성의 물류단지는 자가통관시스템? 상용 화주제 등을 통해 포장 통관 등 화물터미널 기능을 대부분 수행할 수 있어 일정한 거리 이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의 주장대로 화물터미널을 활주로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옮긴다 해도 그 차이는 최장 4km 정도, 5분 거리에 불과해 큰 차이가 없으며 활주로 동측은 군사보안지역이기에 민간 화물터미널 입지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의성 물류단지는 신공항 화물 운송을 전담하는 유일하고 독점적인 물류단지이며, 경제자유구역,자유무역지역, 보세구역 지정 등 여러 법적?제도적 지위를 보장하고 기업유치를 통해 물류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성군은 "국내외 물류공항 어디를 보더라도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가 원거리에 배치된 곳이 없다"며 "이런 사실을 수차례 건의 및 주장해왔다”고 반박했다.
◇ 갈등 확산 원인, '민선 8기 들어 대구시 경북도 소통 부족’ 지적제기
신공항 특별법 통과와 민간공항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국내에서 추진되는 다른 신공랑보다 경제성이 높게 확인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이 다시 갈등국면에 휩싸인 것은 민선 8기 들어 대구시와 경북도간의 의사소통 부족이 원인이 됐고 불신의 골도 깊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대구와 경북에서 만난 시도민들은 "대구경북 백년대계를 위한 사업이 그 동안도 기적처럼 진행돼 왔는데 이런 일이 되풀이 된다면 최대 피해자는 대구경북민이 될 수밖에 없다"며 "후대를 위해 죄를 짓는 일이 되지않도록 시대적인 소명을 갖고 서로 대화와 타협, 협력하는 정신을 살려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북도는 “대구시가 신공항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경북도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구시는 “경북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아 이런 문제들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군위군을 편입하고 군위와 관련한 미래 계획을 발표하는 동안 경북도가 상대적으로 의성에 상응한 대응을 하지않아 의성의 박탈감이 커졌다”며 기회있을 때마다 '경북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북도 관계자는 “대구시가 특별법 추진 과정과 민간공항 사전타당성조사 및 결과 발표등의 과정에서 경북도와 충분한 소통이나 정보 공유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추진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성군도 “지난 2016부터 2020까지 이전부지 선정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불복이 있어 의성군은 공동합의문에‘의성군과 합의하여 추진한다’고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협의’로 수정하여 받아들였다”며 “그러나 대구시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 시설배치를 하고 발표했다. 이는 의성군민을 무시하는 처사이고 공동합의문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구시가 의성군의 정책방향 설정을 위한 내부 검토과정에 있는 자료를 의성군의 사전 동의나 정식 절차 없이, 이를 대구시에 유리하게 언론에 활용했다“며 대구시의 언론브리핑마저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이철우 경북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 인접“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겨 의성군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는 해외출장후 인천공항에 들러 화물터미널과 물류시설을 들러본 후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은 인접해 있어야 효율적이고 인천처럼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 할 것을 권유받았다“며 ”화물터미널도 세계공항 추세를 분석하고 전문가 토론 등을 통해 과학적이자 미래지향적으로 접근 슬기롭게 해결 방안을 강구하자”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화물터미널 문제는 의성군과 문서로 합의된 사안이어서 이미 끝난 상황”이라며 "대구 경북의 100년 대계를 위한 사업으로 서로 문서로 합의하고 사인까지 한 처지에 이걸 뒤집자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다. 실무진에서 잘 설득해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구시는 “국토교통부?경북도와 협의를 통해 의성군 설득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신공항을 제대로 건설해 대구경북 백년대계와 시 도민이 번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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