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거래액 3조원을 훌쩍 넘는 ‘온라인 패션 최강자’ 무신사가 오프라인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수도권에 국한하지 않고 소비 여력이 큰 지방 상권에 집중적으로 출점하면서 덩치를 불려 나가고 있다.
대구의 대표 상권인 동성로에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지방 매장을 최대 규모로 오픈한 데 더해 가까운 거리에 무신사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편집숍 ‘무신사 오프라인 플래그십스토어’도 조성 중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중 최대 규모인 만큼 전시된 스타일 수도 400개로 기존 매장보다 30% 많다. 여기에 슬랙 스·신발·속옷 등 특정 카테고리를 한눈에 전시한 ‘포커스존’도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최초로 적용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서울 매장이 ‘브랜딩’에 초점을 맞춰 무신사의 감성을 보여주는 데 공간을 할애했다면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상품으로 매장을 꽉 채웠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대구를 발판 삼아 전국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경우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가 많은 도시를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부산 서면에도 연내 매장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뿐 아니라 ‘무신사테라스’, ‘이구갤러리’, ‘이구성수’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다음달에는 대구에 최초의 무신사 입점 브랜드 편집숍도 낼 예정이다.
이런 전략으로 남성에 집중됐던 무신사의 고객층이 여성으로까지 확대되는 효과를 봤다. 선진영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실장은 “오프라인 출점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에서 온라인에서 만날 수 없는 고객들이 유입됐다”며 “여성 고객은 온라인에 비해 오프라인에서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다른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백화점 등에 진출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팝업스토어나 백화점 단독 매장을 내기 시작하면서 ‘전국구’ 브랜드로 급성장한 ‘마뗑킴’, ‘마르디메크르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아무래 흥해도 ‘연 매출 100억원’이라는 벽을 넘기 힘들다”며 “이를 뛰어넘어 300억원, 500억원의 매출을 내려면 오프라인으로 판로를 넓히는 게 필수적”이라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