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약1336억원)짜리 미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가 조종사 없이 100㎞가량 비행하다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추락했는데, 행방불명된 지 하루만에야 잔해가 발견됐다.
2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해병대 관계자는 조종사가 지난 17일 F-35B 전투기를 조종하던 중 전투기가 오작동하면서 강제로 비상탈출됐다고 밝혔다. 어떤 원인으로 조종사가 강제 탈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고 직후 조종사조차 본인이 탔던 전투기가 어떻게 됐는지 몰라 황당해 했다. 이런 내용은 조종사가 착지한 주택의 주민이 911에 신고한 녹취록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조종사를 발견한 주민은 911에 “우리 집 뒷마당에 조종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고 설명하며 구급차를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을 47세라고 밝힌 조종사는 600m 상공에서 떨어진 것 같다며 허리만 아플 뿐 괜찮다고 말했다. 조종사는 “나는 군 항공기 조종사인데 탈출했다. 비행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어딘가에 추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수십년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이며, 심각한 부상은 없었다.
조종사 비상 탈출 후 전투기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인디언 타운 근처 들판에 추락하기 전까지 홀로 100km(60마일)을 비행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 전투기는 비상 상황에 조종사를 보조하는 비행 통제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데, 과도한 중력가속도에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는 상황에 사고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자동조종 기능'으로 급추락하진 않았다.
전투기 잔해를 찾는 데는 하루 이상이 걸렸다. 당시 잔해를 확보하기 위해 해병대 팀이 파견되었고 항공기 사고 조사 수행 팀도 현장에 파견됐다. 사고 다음날인 18일 헬리콥터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인디언타운 인근 들판에서 잔해를 발견했다.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응답기를 추적하여 위치를 찾을 수 있으나 사고난 전투기는 응답기는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미 공군은 성명을 통해 "F-35의 스텔스 기능 때문에 추적은 비전통적인 수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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