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사과하라"…'황우석 다큐' 두고 분노한 까닭

입력 2023-09-22 07:56   수정 2023-09-22 08:09



황우석 박사의 근황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공익제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과 관련해 시민 단체가 넷플릭스 측에 사과를 공식 요청했다.

참여연대는 21일 성명을 통해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에 스트리밍 중인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에 포함된 공익제보자 류영준 씨에 대한 황우석 씨의 허위 발언을 정정하고 공익제보자에게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킹 오브 클론'은 지난 6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이다. 동물 복제 연구로 조명받았지만, 논문 조작으로 몰락한 황우석 박사가 현재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 UAE(아랍에미리트) 부총리 겸 대통령 비서실 장관의 투자를 받아 중동에서 동물 복제를 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황 박사는 다큐멘터리에서 "공익제보자의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병원에서 대부(God Father)를 요청하여 들어줬다"며 "공익제보자는 그 기간에 제보를 위해 MBC PD와 계속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익제보자인 류영준 씨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 황 박사에게 첫 아이의 대부를 요청한 사실도 없고, MBC PD와 연락을 시작한 것은 2005년 6월로 첫아이 출생 3개월 이후라고 참여연대 측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 박사가 류씨의 관계를 언급한 것에 대해 "제보행위를 배신행위로 여기게 하는 비윤리적인 행동이며, 공익제보 동기가 부도덕에 기인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류씨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직후 곧바로 제작사인 페들링픽처스(Peddling Pictures)에 황 박사의 발언이 허위임을 알리고 정정을 요청했지만, 제작사 측은 교차 검증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넷플릭스 영국법인에 이미 납품을 했기 때문에 제작사에서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5일 넷플릭스 영국법인 역시 "서로 다른 견해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뿐, 해당 인터뷰의 진실성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견해가 포함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고 류씨는 전했다.

참여연대 측은 "넷플릭스가 공익제보자의 의도를 폄훼하고, 제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영상을 전 세계에 스트리밍하는 것은 공익제보자를 괴롭히는 행위에 동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해당 다큐멘터리는 배신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황우석 씨의 발언을 서로 다른 견해로 치부하며 공익제보자가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치는 상황을 연출했다"고 전었다.

이어 "넷플릭스는 제작사를 통해 이 사실을 전달받았음에도 공익제보자의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며 "그로 인해 류씨는 지난 3개월 동안 황우석 지지자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또다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 다큐멘터리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고, 황우석 박사의 발언을 정정하는 자막을 삽입하며, 공익제보자 류영준 씨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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