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15가 흥행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관련 부품주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신형 아이폰 가격이 동결된 데다 국내 부품 기업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지난 22일 보합세인 24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아이폰 관련주로 분류되는 덕우전자도 이날 1.42% 하락한 8310원에 마감했다. 전날 3.99%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였다. 비에이치는 0.47% 오른 2만1250원에 마감했지만 전날 4.30%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만 3.09% 뛰면서 전날까지 나흘 연속 하락세를 끝냈다. 이들 부품주는 이달 12일 신형 아이폰이 발표된 이후 단기적으로 올랐지만 지금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해외에서 사전 주문이 진행 중인 아이폰15는 C타입 단자, 티타늄 소재 적용 등에 힘입어 출시 초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5 프로맥스는 상품 생산부터 수령까지 6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최근 7년 내 최장기간이다.
증권가에서는 애플의 가격 동결 방침이 부품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에 이어 15 시리즈에서도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애플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익성 일부를 포기한 만큼 부품업체를 향한 단가 인하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가격 동결이 향후 부품사의 공급 단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 회사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LG이노텍이 3분기 매출 4조4800억원, 영업이익 1771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수치다. 아이폰에 OLED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다섯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를 거치며 부품주가 본격적인 아이폰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 중에서도 ‘프로’ ‘프로맥스’ 같은 고급 모델 출하량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맥스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6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 개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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