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리그오브레전드(LoL, 이하 롤) 국가대표 선수단이 25일 오늘 대회 첫 경기에 출격한다. 그룹 A에 속한 우리나라 대표팀은 오전 10시에 홍콩과 오후 12시 20분에는 카자흐스탄과 단판 승부를 펼친다. 상대적으로 약팀들과 겨루는 만큼 조별리그는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 스타인 페이커(이상혁)가 속한 롤 대표팀은 개최국인 중국과 함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지난 2018년 롤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만나 중국이 금메달, 한국이 은메달을 차지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 롤 국가대표팀은 중국에 2018년의 패배를 갚기 위해 자타공인 ‘드림팀’으로 꾸려졌다. 국내외에서 최근 성적이 가장 우수한 선수들로 예비 엔트리를 꾸리고 그중에서 개인 지표를 따로 점수화해 최종 엔트리를 완성 지었다. 그 결과 페이커를 비롯해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등 총 6명이 김정균 감독과 함께 금메달 사냥에 나서게 됐다.
이상혁은 다양한 방송 등을 통해 소개돼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슈퍼스타다. 그는 지난 2013년에 데뷔해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가장 큰 국제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3번이나 우승했다. 이외에도 상반기에 열리는 국제 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회, 국내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10회 우승 등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를 쌓으며 롤판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나머지 5명의 선수들도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롤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에이스들이다. 오늘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롤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이상혁을 제외한 선수들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2001년생인 정지훈은 이상혁과 같은 포지션인 미드 라이너로 활약하는 선수다. 2018년에 데뷔한 이래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인 그는 ‘페이커’의 뒤를 이을 스타로 거론된다. 그는 젠지 e스포츠 소속으로 지난 2022년 여름 대회부터 올해 여름까지 국내 리그를 3연속으로 제패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3번의 결승전 모두 이상혁을 꺾고 우승한 만큼 그가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높다.
이어 박재혁과 서진혁은 각각 1998년생과 2000년생으로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두 선수는 원거리 딜러와 정글러로 중국 롤 리그인 LPL에서 맹활약 중이다. 같은 팀인 JDG(징동 게이밍) 소속으로 올해 LPL 봄 대회와 여름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그뿐만 아니라 MSI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 중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넘어 하반기 롤드컵 등 캘린더 그랜드슬램(올해 열리는 모든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박재혁은 지난 2018년에도 이상혁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경험도 있다.
최우제와 류민석은 이상혁과 같은 팀인 T1에 소속된 선수들이다. 먼저 2004년생인 최우제는 2021년에 데뷔한 신예 선수다. 데뷔 시즌부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그는 2022년 LCK 봄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벌써 국내 리그는 물론 롤드컵, MSI 결승 무대에도 올랐을 정도로 좋은 폼을 자랑한다. 탑 라이너 포지션을 맡고 있는 그는 팀의 막내지만 가장 기복이 적은 ‘믿을 맨’으로 꼽힌다.
서포터 포지션을 맡고 있는 류민석은 2002년생이지만 2019년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최우제, 이상혁과 함께 국내 리그 우승은 물론 국제 리그 결승 무대도 자주 경험해 잔뼈가 굵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서포터답지 않은 피지컬로 주목받았다. ‘역천괴(역대급 천재 괴물)’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그는 2021년과 2022년 서포터 포지션 올해의 선수, 2022년과 2023년 LCK 스프링 정규 시즌 MVP에 꼽히는 등 현존 최고의 서포터로 꼽힌다.
이처럼 ‘페이커’ 이상혁 외에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롤 대표팀은 오늘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이후 27일에 8강, 28일에 준결승을 치른다. 대진표상 준결승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 대표팀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준결승 결과에 따라 29일에 동메달 결정전 혹은 결승전에 출전하게 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