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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일본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 투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엔저(低) 현상과 더불어 관광산업이 반등하자 호텔 투자 수요가 확대하고 있어서다. 낮은 금리 수준도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의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를 인용해 일본의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 올해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2013년부터 10년간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CRE)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16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16억달러가 올해 상반기에 증가했다.
올해 싱가포르가 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한 국가로 꼽혔다. 미국(25억달러), 캐나다(10억달러), 아랍에미리트(9억달러) 등이 싱가포르에 뒤를 이었다.
올 들어 싱가포르 자본은 일본 부동산에 30억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일본 물류 창고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 싱가포르는 일본 물류 창고에 올 초부터 지금까지 16억 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실제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 SC 캐피탈 파트너사는 일본 물류센터 포트폴리오에,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일본 호텔·물류센터·골프장 등에 투자했다. GIC는 올해 일본 내 물류 창고 6곳을 8억 달러에 매수하기도 했다. 일본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이 확대하는 것을 고려한 투자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부동산업체 메이플트리 인베스트먼트는 일본 물류센터에 각각 투자를 진행했다.
일본 호텔 투자도 올해 급증했다. MSCI 리얼 에셋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KKR, 블랙스톤 등 미국의 투자은행(IB)은 올해 일본 호텔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엔저 현상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호텔 투자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재팬 호텔 리츠 어드바이저스(JHRA)는 지난 7월 일본 호텔 27곳 포트폴리오에 투자했다. JHRA는 싱가포르 SC캐피탈파트너스, 미국 골드만삭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투자자다.
JHRA가 투자한 일본 27개 호텔은 후쿠오카, 교토, 삿포로 등 일본 전역에 있으며 총 7124객실 규모로 알려졌다. JHRA는 이 포트폴리오를 약 1조1847억원에 매입했다. 매도자는 일본 디벨로퍼인 다이와 하우스다.
지난 8월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5월 방일 관광객은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숙박 요금도 상승하는 중이다. 프랭크 나이트에 따르면 앞서 지난 3월 일본 내 평균 객실 요금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21% 더 비쌌다. 호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관광객이 급증한 탓이다.
일본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 수요가 증가한 것은 엔화 약세와 저금리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낮으니 해외 투자자들이 저렴하게 자산을 매수할 수 있고, 금리가 낮아 ‘환 헤지 수익(환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2016년 이후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작년부터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지만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해왔다. 환 헤지 수익은 현시점에서 환 헤지를 하는 순간 곧장 ‘수익’ 또는 ‘손실’이 정해지는 확정 수익이다. 이 환 헤지 수익은 헤지를 하는 대상 통화의 금리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제프리 젠수바키즈 G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부동산 시장은 가치투자에 적합하면서도 '매우 저렴한' 시장이다"라며 "낮은 금리와 관광산업 호황에 힘입어 일본 부동산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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