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반격에 나섰다. 지난 12일 아이폰15 시리즈를 발표했다. 전작인 아이폰14 모델과 가격이 같다는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최상위급 모델인 아이폰15 프로맥스 256GB(기가바이트)의 달러 기준 출시가는 1199달러로, 아이폰14 프로맥스 가격과 동일하다.
애플은 그동안 고성능 부품을 탑재한 제품을 전작보다 더 비싸게 파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경우 TSMC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 ‘A17 프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LG이노텍의 5배 광학줌 카메라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아이폰14보다 원가가 20%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품들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 같은 부품 탑재를 반영해 “애플이 올해는 폰 가격을 200달러가량 높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안팎의 우려에도 아이폰15 가격 동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오후 8시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의 애플스토어에서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는 1분 만에 매진됐다. 애플의 중국 홈페이지는 과부하로 판매 시작 10분 만에 다운되기도 했다.
매력적 가격과 일부 개선된 기능이 ‘팬덤’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는 티타늄 소재를 적용하면서 아이폰14보다 19g 가벼워졌다. 여기에 이 제품에 장착된 AP인 ‘A17’의 성능도 전작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전작 대비 최대 1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최대 20% 성능이 향상됐다.
애플의 최신 운영체제 iOS 17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이폰끼리 사진·영상 등을 공유하는 ‘에어드롭’ 기능을 한층 보강했다. 아이폰끼리 기기를 서로 갖다 대면 연락처 정보가 자동으로 공유되는 ‘네임드롭’ 기능도 추가했다. 같은 방법으로 듣고 있는 음악 등도 공유할 수 있다.
새 제품도 추가로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갤럭시 S23 FE를 출시할 계획이다. FE 모델이 나오는 것은 2021년 ‘갤럭시S21 FE’ 이후 2년 만이다.
FE는 갤럭시 대표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의 주요 기능을 공유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인 AP와 카메라 등의 사양은 갤럭시S 시리즈보다 낮다. 그만큼 가격이 40%까지 저렴하다. 새 제품 출시가 없는 4분기에 FE를 내세워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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