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청년스타트업 슬로커(대표 김정혁)가 서천군 한산면 일대 양조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유통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슬로커는 청년 창업가 김정혁 대표(36)와 김혜진 이사(32)가 만든 농업회사법인이다. 이들은 충청남도 무형문화재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우희열의 전수자인 나장연 대표를 만나면서 한산소곡주의 매력에 빠졌다. 이들은 한국 전통주의 품질관리 문제와 영세 사업장의 경영환경 악화 등 양조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창업을 결심했다.
한산소곡주는 1500년 전통이 깃든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로 예로부터 백제 왕실과 선비들이 풍류를 즐겨 마신 술로 전해진다. 연한 미색이 나고 단맛이 돌면서 점성이 있고, 들국화의 그윽하고 독특한 향을 간직한 것이 특징이다.
슬로커는 기존 700mL 용량의 제품 ‘일오백 에디션’에 실버에디션(증류주, 24도, 375mL)과 블랙에디션(약주, 16도, 375mL) 등 프리미엄 제품을 추가했다. 지역 양조장 명인과 함께 술 도수와 맛을 개선하고, 패키지를 리뉴얼한 결과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수도권의 전통주 페어링 펍 리파인(Refine) 매장을 시작으로 전통주 주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카카오 선물하기, 네이버 스토어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 등 골프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슬로커는 종합 양조 대행사를 목표로 창의적인 콘텐츠와 차별화한 기획력을 앞세워 전통주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 스마트 부루어리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종합 양조 대행 서비스 ‘위 크래프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개발자를 포함해 창업 1년 만에 8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올해 안으로 마케팅 전문가와 경영지원 인력 3명을 추가 채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로 했다. 김정혁 대표는 “품질 좋은 천연발효주를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부터 제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통주 산업에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종합양조솔루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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