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의 한 전통시장을 25일 방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았다. 현풍시장은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전통 시장에 모인 지지자와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거나 기념 촬영을 했다. 시민들은 “박근혜”를 외치며 손뼉을 치고 환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30분 간 장을 본 뒤 차를 타고 빠져나갔다.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추석이 가까워서 장도 볼 겸 여러분을 뵐 겸 나왔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만해도 대외 행보를 꺼렸다. 그러다 지난 4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미 생가를 찾으며 공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에는 사저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난 것은 2021년 12월 특별사면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당 대표로서 내년 총선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를 두고 총선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유 변호사,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출마를 검토 중인 친박(박근혜)계 인사를 물밑에서 도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구·경북(TK)에 정치적 기반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범(汎)보수층 결집을 위해 박 전 대통령과의 접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총선에 대해 입장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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