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기는 애물단지다.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 공간을 비좁게 만드는 데다 미관도 해친다. 충전기를 둘러싼 주민 간 갈등이 커지면서 서울시가 지난해 충전 구역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통신사와 건설회사가 충전기에 박힌 ‘미운털’을 뽑기로 했다. 천장에 충전기를 설치해 기존 주차 공간을 그대로 살리는 묘수를 내놨다. LG유플러스와 한화 건설부문은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인 ‘포레나 EV 에어스테이션’을 공동 개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한화 아파트 브랜드인 ‘포레나’가 이 시스템 공급 대상이다.
편의성도 개선됐다. 이 충전기를 이용하면 바닥에 붙어 있던 무거운 케이블을 이용자가 끌고 다닐 필요도 없다. 충전 케이블엔 압력 센서가 장착돼 있다. 이 센서가 일정 무게를 감지하면 경고음을 내면서 충전기가 작동을 멈춘다. 아이들이 케이블에 매달려 장난치는 등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양사는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앞으로 준공할 포레나에 처음 적용하기로 했다. 이후 기존 포레나 아파트 단지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에 앞서 전자파 적합성 인증 절차도 최근 마쳤다. 현준용 LG유플러스 EV충전사업단장은 “천장형 전기차 충전기로 주차 공간 부족 문제뿐 아니라 작동 과정에서 이용자가 느끼는 불편함도 해결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을 추진할 합작법인도 연내 세울 예정이다. 양사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되 LG유플러스가 1주를 더 갖는 형태다. 이 통신사는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인 ‘헬로플러그인’도 지난 1월 인수하면서 관계사 내 교통정리도 마쳤다. 이달 중순엔 대한적십자사와 협업해 전국 적십자사 지사·혈액원·병원 등 12곳에서 볼트업 충전기 30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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