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최대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중앙공원 1지구 개발을 둘러싸고 사업자 간 법적 공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가 특정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등 행정 처리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공원시설로 지정된 토지를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사업자와 함께 개발하는 것으로, 민간이 공원을 개발하는 대신 일부 용지에 대해 개발을 허용하는 제도다.
25일 광주시와 광주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현재 소송 두 건에 휘말려 있다. 일단 이 사업의 시공사였던 한양이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중앙공원 1지구 시공사 지위 확인소송 2심이 진행 중이다. 한양이 대표 시공사에서 물러나게 된 원인이 광주시에 있는지를 두고 다투고 있다.
한양은 중앙공원 특례사업 제안서 제출 당시 SPC의 유일한 시공사로 규정돼 있었다. 한양은 2020년 1월 이 사업을 위해 우빈, 케이엔지스틸, 파크엠과 공동 출자해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을 설립했다. 한양이 가장 많은 30%의 지분을 보유했고 우빈(25%), 케이엔지스틸(24%), 파크엠(21%)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가졌다. 그런데 우빈이 한양과 시공사 변경 협의를 하지 않은 채 대표 시공사를 바꾸면서 한양과 갈등을 빚었다. 광주시는 이 과정에서 우빈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광주시는 해당 재판의 1심이 열린 2021년 7월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한양이 공원시설 및 비(非)공원시설 전체의 시공사 지위에 있다”고 밝히며 한양의 권리를 인정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에는 갑자기 입장을 바꿔 논란이 불거졌다. 광주시는 “내부적으로 한양을 시공사로 선정하기에는 구체적인 권리·의무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공모 절차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아니다”고 했다.
이 소송과 별개로 주주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진행되고 있다. 케이엔지스틸은 우빈이 콜옵션 행사로 지분 24%를 강제로 병합하자 주주권 확인 소송을 냈다. 우빈은 콜옵션 행사를 통해 SPC 지분 49%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선고일인 다음달 6일 재판부가 “케이엔지스틸에 주주권이 있다”고 판결하면 그동안 있었던 주주총회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양 관계자는 “광주시는 사업의 공동시행자이자 감독청이지만 SPC의 시공사 무단 변경과 케이엔지스틸의 지분 강탈 행위를 방치하는 등 부당한 행정 행위로 특정 사업자를 밀어줬다”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에 관여한 바 없다”며 “지분율 소송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