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위법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나선다. 뉴스 알고리즘을 통해 특정 언론사 편중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 등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방통위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사실조사에 나선다고 25일 발표했다. 방통위는 지난 7월 5일부터 실태점검을 한 결과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특정 이용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불합리한 조건 또는 제한의 부당한 부과, 중요 사항 미고지 등 금지행위 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발견돼 사실조사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조사는 실태점검을 근거로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인위적으로 검색 결과 등에 개입했는지 따져보는 과정이다. 방통위는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을 지목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네이버는 한국 최대 검색포털 사업자로 미디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뉴스 점유율 66.7%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어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 논란이 계속돼 왔다”며 “뉴스 알고리즘은 언론사의 기사 배열 관여 문제와 직결돼 특정 언론사 편중 현상 등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돼 왔고 이에 따른 사업자 차별 및 여론 왜곡 문제가 지적됨에 따라 실태점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개입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심각한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여당인 국민의힘은 네이버에 ‘윤석열’이란 키워드를 입력하면 비난 기사가 우선 배열된다고 주장해왔다. 네이버가 언론사 인기도 지표의 가중치를 조정해 특정 언론사를 부각하거나 불리하게 해왔다는 주장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5월 “취임 1주년 된 대통령을 향해 비판·비난 기사로 도배하면 국민이 대통령을 객관적·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기적에 가까울 것”이라며 “네이버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알고리즘이 아니고 ‘속이고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된 7월부터 방통위 주도 실태 점검이 시작됐다.
방통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플랫폼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 19일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공청회’에서 “국민의 69%가 포털로 뉴스를 보는데 포털은 어떤 규제 수단도 없이 사회적 책임을 뺀 사각지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포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되, 불법 행위에는 엄격하게 법을 집행해 사용자 권익 보장과 공정한 미디어 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뉴스 편향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뉴스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인공지능(AI)이 뉴스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 공개한 2차 개선안에선 보도 기사의 심층성 강화, 품질 평가 가이드라인 재정립 및 검색 학습 데이터 확충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일부 언론사 뉴스가 다른 언론사 뉴스보다 자주 노출된다는 지적에 언론사별 추천 기사량 편차를 줄이기 위한 관련 지표 검토에도 들어갔다. 네이버는 방통위 발표에 대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