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주가조작범 대응안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 후속 하위법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주가 조작범에 대해 부당이득의 최대 두 배 액수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건과 절차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같은 시행령을 한 차례 입법예고했다가 돌연 철회했다. 법무부와 검찰 등 사법당국에서 추가 논의 의견이 나온 까닭이다. 이번 시행령은 약 한 달간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다시 마련했다.
큰 줄기는 기존 것과 같다. 금융위가 검찰로부터 불공정거래 혐의자에 대한 수사·처분 결과를 통보받은 뒤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통보 후 1년이 지났거나 검찰과 협의를 거친 건에 대해선 검찰의 수사·처분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사건에 대해선 사실상 금융위가 자체적으로 부당이득 규모를 산정해 과징금을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검찰이 요청한 경우엔 과징금 부과를 제외한다는 예외조항 격 내용이 새로 담겼다. 통보 후 1년이 지났더라도 기소중지 등 수사·처분 지연에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 금융위가 먼저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최종 수사·처분과 배치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수사의 기밀 유지를 위한 경우나 행정 처분(과징금)과 사법절차 간의 조화로운 운영을 위한 경우 등에는 과징금 부과 전에 검찰 등 사법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가조작범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한 부당이득 산정방식 등도 규정했다. 부당이득의 산정 기준을 위반행위로 얻은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명확히 했다. 총수입에는 실현이익뿐 아니라 미실현이익, 회피 손실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총비용은 수수료, 거래세 등 매매 과정에서의 제반 비용으로 정의했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위반 행위 유형별로 구체적인 산정 방식도 규정했다. 위반 행위와 외부적 요인(시장 요인)이 불가분하게 결합한 경우 영향력을 고려해 시세 변동분 반영 비율을 차등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자진 신고 시 감면 범위와 기준도 구체화했다. 증거 제공, 성실 협조 등에 따라 과징금의 최대 100% 또는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불공정거래행위 참여를 강요하거나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경우는 감면해주지 않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 6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다. 오는 11월 6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상위법 시행일인 내년 1월 19일부터 시행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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