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은 비바웨이브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공시했다. 허재석 비바웨이브 대표가 보유한 나머지 25% 지분도 3년 뒤인 2026년 이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는다.
비바웨이브는 젊은 마니아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판매하는 회사다. 특히 일본 색조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기준 힌스 매출 218억원 중 절반을 해외에서 거뒀다. 해외 매출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M&A가 색조와 일본이라는 약한 고리를 보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LG생활건강의 주력인 ‘후’ ‘숨’ ‘오휘’ 등은 모두 기초화장품 중심인 브랜드다. ‘VDL’ ‘글린트’ 등 기존 색조 브랜드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색조 시장은 럭셔리 브랜드 또는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인디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다”며 “일본은 자국 화장품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국가로 진입이 어려운 만큼 LG생활건강이 힌스를 인수하면 색조와 일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취임 후 한동안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데 골몰했다.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 등에서 고전하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실적이 악화하자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성과가 부진한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 로드숍 가맹 사업을 철수하는 작업을 하고 지난 6월엔 LG생활건강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이 사장이 본격적으로 색깔을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엔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리뉴얼과 동시에 중국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재개했다. 이 사장은 LG생활건강이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브랜드 리뉴얼을 계기로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연 대규모 마케팅 행사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이 사장은 지난달 LG생활건강 주가가 10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자사주를 매입해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번 힌스 인수로 국내외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확보하고 색조 사업 기회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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