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소형원자로를 클라우드 서비스와 생성형 인공지능(AI) 훈련 및 구동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나섰다. AI 시대를 맞아 슈퍼컴퓨터와 대규모 서버를 운영하는 데 따른 막대한 전력 공급처로 소형원자로를 지목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MS는 최근 채용공고를 내고 원자력 기술 전문가 모집에 나섰다. 공고문은 “MS 클라우드와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마이크로원자로(MR) 통합 기술을 이끄는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기술 담당 수석 프로그램 관리자가 앞으로 글로벌 SMR 및 MR 에너지 전략을 완성하고 실행할 책임을 맡는다는 것이다.
생성형 AI를 훈련 및 운영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동하기 위한 슈퍼컴퓨터의 전력비용은 빅테크들의 당면 과제다. 미국의 시장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지난 4월 오픈AI가 LLM GPT-3를 운영하는 데 하루 최대 7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고가의 고성능 서버가 필요하며 여기에 투입되는 막대한 전력 사용료가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흐름이 형성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AI 시대에 불거진 전력 에너지 문제를 소형원자로를 통해 풀어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분열 및 핵융합을 이용한 소형원자로는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대형 원전보다 설치하기가 쉽고, 누출 및 폭발 사고 등 위험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 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찌감치 소형원자로에 관심을 보였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2008년 ‘테라파워’라는 SMR 업체를 설립해 ‘나트륨’이라는 이름의 원자로 개발을 추진해오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 투자한 바 있다. 헬리온은 내년까지 핵융합 발전을 시연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MS는 지난 5월 핵융합 스타트업인 헬리온과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통해 매년 최소 50㎿의 전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