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만 25년째입니다. HBM 시장과 함께 다시 도약하겠습니다."
25일 <한경닷컴>과 만난 장동복 예스티 의장(사진)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 의장은 2000년 3월 영인테크를 설립했고, 2006년 사명을 예스티로바꿨다. 이후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창립 당시 4명이던 직원 규모는 141명으로 불어났다.
금형 사업에 종사하던 장 의장은 1990년대 말 반도체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 그는 "반도체 장비 관련 기술을 배우기 위해 6개월간 무보수로 일하기도 했다"며 "그 때 반도체를 선택한 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회고했다. 예스티는 반도체용 열처리 장비를 개발을 시작으로 고온용 열처리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진출해 현재 국내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예스티의 매출 가운데 70%는 반도체 장비에서 나왔다. 예스티의 주력 제품은 '웨이퍼 가압 장비'다. 이 장비는 HBM 제조 공정 중 웨이퍼 가압 공정에 활용된다. 웨이퍼 가압 공정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절연 수지를 골고루 채우기 위해 웨이퍼에 압력을 가하는 공정이다. HBM의 성능을 좌우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장 의장은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급증하고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HBM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도 HBM 투자 계획을 밝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스티는 가압 장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다"며 "HBM 투자에 따른 수혜를 정면으로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스티는 신성장동력으로 '고압 어닐링 장비'를 내세웠다. 이 장비는 반도체의 핵심 공정 중 하나인 어닐링 공정에 필요한 장비다. 어닐링 공정은 반도체의 실리콘옥사이드(SiO) 표면 결함을 고압의 수소·중수소로 치환해 신뢰성을 높이는 공정이다. 반도체 공정은 점차 미세화하고 있는데, 고압 어닐링 장비를 사용하면 열화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장 의장은 고압 어닐링 장비에 대해 "2019년부터 제조를 준비해 1년 2개월 만에 시제품을 출시했다"며 "이미 국내 고객사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내년 수주를 목표로 장비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스티는 수소 발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예스티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하고 전남대학교가 주관하는 '순수기반 차세대 고성능 고내구성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 핵심 기술개발' 사업에 주요 참여기관으로 선정돼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앞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3'에서 단독 부스를 열고 차세대 AEM 방식의 각종 그린수소 생산 장치들을 선보였다. 장 의장은 "올해 정부 인증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예스티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2만66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만2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경쟁사가 예스티의 고압 어닐링 장비에 특허소송을 제기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스티 측은 예상했던 일이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압 어닐링 장비 개발단계부터 분쟁을 예상하고 특허와 관련해 다각적인 기술적·법률적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 특허침해 주장은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번 특허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소송과 관련해 정 의장은 "이번 소송에 대해 고객사와 투자자 모두 답답해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기다리면 실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당부했다.
회사 측은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며 예스티는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예스티 관계자는 "이익률이 낮은 아이템은 구조조정을 했다"며 "웨이퍼 가압 장비, 습도제어 장비 '네오콘(NEOCON)'에 힘입어 올해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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