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해 1~8월 전년 동기 대비 78.3% 오른 8만321대가 팔렸다. 완성차 업계를 통틀어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그랜저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내수 판매 10만대가 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그랜저는 2020년 14만5000대가 팔린 바 있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 놓쳤던 왕좌 자리를 다시 되찾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가 그랜저를 제치고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다. 올해 쏘렌토의 누적 판매량은 4만9412대로, 그랜저의 뒤를 이어 2위에 오른 카니발(5만396대)보다도 뒤쳐졌다.
그랬던 그랜저가 중후한 세단의 이미지에 더해 젊은 감각을 입으면서 소비자 계층에 변화가 일었다. 특히 6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었던 '더 뉴 그랜저'가 미래 지향적인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입으며 풀체인지급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사전 계약 대수 1만7294만대를 기록하며 종전의 성과를 갈아치웠다. 그랜저는 6세대가 본격 판매된 2017~2021년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다. 주요 고객들은 4050세대다. 현대차 홈페이지에 따르면 디 올 뉴 그랜저는 40대와 50대가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구매한 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세대의 '각 그랜저' 디자인을 계승한 점이 디 올 뉴 그랜저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그랜저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인데,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디 올 뉴 그랜저의 특징은 뉴트로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통했다. 현대차 홈페이지에 따르면 20대가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구매한 차가 '디 올 뉴 그랜저'다. 보통 엔트리급을 선호하는 20대가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를 구매하는 것이 이례적이란 해석이다.
최근에는 여성들에게도 사랑받는 차가 됐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해 상반기 40~70대 여성이 선호한 국산차 1위를 기록했다. 40~50대 여성이 6719대, 60~70대 여성도 2562대를 샀다.
특히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주목받으면서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시장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랜저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51.4%로 절반을 넘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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