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주 인하대 의류디자인학과 교수가 서역에 비단, 사치품 모피, 양질의 철 등을 서기전 5∼6세기에 수출하던 ‘세레스’(Seres)가 고대 신라였다는 증거를 찾았다.
고대 그리스·로마인이 부른 ‘비단의 민족, 세레스’가 중원의 지나족(현재의 중국)이 아니라 고대 신라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였다는 것이다. 고대 신라는 삼국시대의 신라가 아닌 기원전 고조선을 구성했던 국가 중 하나를 일컫는다.
인하대는 나 교수가 수년간 융복합적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내외 2편의 우수 논문을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내외 문헌자료를 교차 확인해 고대 서역에 비단 유입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라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조선 세종실록에 따르면 고조선은 9개의 큰 나라의 동맹으로 이뤄졌다고 하는데, 그리스·로마에서 세레스라고 불렀던 나라가 고대 신라라는 것이다.
나영주 교수는 "실크가 당시 서양에서 세르-세레스라고 불렸는데, 세르는 화살촉이라는 뜻도 있어 세레스는 극동으로부터 화살촉과 비단을 가져오는 고대 신라 사람을 지칭했었다"며 "세석기 화살촉이 유명한 고조선에서는 평민들도 비단을 착용할 정도로 생산량이 풍부했다"고 설명했다.
고대 신라는 말과 소·밍크 모피·고품질 철을 수출하는 풍요로운 사회였으며, 고품질의 철기를 제조·수출한 것은 세계 최초였다고 덧붙였다. 신라는 ‘사로, 새라, 신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세레스와 신라의 어원뿐 아니라 작잠 누에고치의 분포·자연지리적 환경, 문무왕의 흉노계 족보, 고대 서양 지도에 나타난 세레스, 직기 종류·형태, 견직물 종류·특성, 비단 문양의 상징성, 고대 서양과의 교류 기록 등의 융복합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게 나영주 교수의 주장이다.
비단을 중심으로 수년 동안 연구해온 나영주 교수는 “동·서양 기록의 교차검증 연구를 통해 그동안 일본 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감춰진 실크로드 문화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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