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명절에 비하면 많이 편해졌죠. 주방 설거지 스트레스 이제는 안 받아요."
50대 주부 정모 씨는 "평소 식기세척기를 하루에 최소 2번씩은 꼭 돌린다"며 "삼시세끼를 거의 집에서 먹는 명절 기간에는 많이 돌리면 3번도 돌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식기세척기를 구입한 이후 그는 식기 구입 시 식기세척기 전용 그릇만을 골라 산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오랜 세월 반복되는 집안일로 팔이 아팠는데 식세기 도움으로 가사 부담이 많이 줄었다"며 "나에게는 하루라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가전"이라고 덧붙였다.
6일간의 긴 추석 명절을 맞아 식기세척기·의류건조기 등 생활가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가전은 명절 전후로 인기 '효도 선물' 품목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집에 머무르면서 발생하는 가사일을 대폭 줄여주기 때문이다.
29일 전자랜드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1일~26일) 식기세척기, 건조기, 드럼세탁기 등 주요 대형 생활 가전의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각각 78%, 61%, 4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요리를 돕는 전기오븐, 전자레인지 품목도 판매량이 각각 61%, 19% 증가했다. 올해 1월 나흘간의 설 명절이 있는 데다 한파 등으로 재택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가전의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랜드는 "명절 증후군을 예방하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앞으로도 명절 기간의 주방 가전 및 도우미 가전의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기세척기와 의류건조기, 로봇청소기는 이른바 '3신(神) 가전'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간단하게 버튼 하나 조작하는 것으로 가사노동을 덜어줘 마치 '신이 내린 선물'과 같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명절 전후는 물론, 특히 코로나19 기간 판매량이 폭증하면서 이들 가전에 대한 보급률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식기세척기 보유율은 14%, 의류건조기는 27%, 로봇청소기는 12%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구 유형별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정의 신가전 보유율은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구는 공기청정기(80%), 전기레인지·가습기·제습기(50% 내외), 오븐(34%), 식기세척기(24%), 홈케어 뷰티 가전(16%) 등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신종 가전을 대부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영유아 자녀를 위해 실내 공기 질 등 환경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며, 가정식 빈도가 높고, 새로운 기능을 갖춘 기기 수용 속도가 빠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한국갤럽은 전했다.
명절 대표적인 인기 가전 '식기세척기'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등 각 제조사들은 효과적인 사용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조언을 종합하면 먼저 식기세척기 사용 전 그릇에 남아 있는 큰 음식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릇에 남아 있는 음식물과 뼈, 생선 가시, 과일 씨 등 딱딱하거나 뾰족한 이물질은 미리 버려두면 배수 구멍이 막히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요리하다가 탄 냄비가 눌어붙은 음식물이 있는 그릇은 1시간가량 물에 불려주면 오염물 제거에 도움이 된다. 식기는 식기세척기 내 노즐이 회전하는 구간을 피해 쌓아두는 것이 좋다.
식기세척기 세제는 반드시 '전용'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 세제를 넣을 경우 거품이 과다하게 생겨 식기세척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밥그릇과 국그릇, 컵, 냄비 같은 식기류는 오목한 부분이 아래로 향하도록 거꾸로 넣어주고, 그릇이 서로 포개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름진 명절 음식을 담은 식기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싶은 경우 '스팀' 기능 또는 80℃ 수준의 고존으로 세척하는 기능을 선택하면 기름때가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음식물 냄새가 스며든 의류의 경우 의류관리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LG스타일러의 경우 의류 냄새 제거를 위해 '스타일링' 또는 '위생살균'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스타일러 사용 이후 오랫동안 문을 닫아두면, 냄새가 다시 옷에 스며들 수 있어 스타일러 작동이 끝나면 바로 옷을 꺼내고 환기하는 것이 좋다. 삼성의 에어드레서는 '제트에어'와 '리얼 탈취' 기능 등으로 의류에 밴 냄새를 제거해 준다. 냄새 분해 필터로 냄새 입자를 빛 에너지(UV)로 분해해 준다.
이밖에 로봇청소기의 경우 사용하기 전 장애물을 치우고 주변을 정리하면 구석구석 더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 전선, 멀티탭 등과 같은 장애물은 바닥에 놓여있지 않는 것이 좋다. 로봇청소기 회전솔에 걸리면 전선이 끊어지거나 로봇청소기가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속 물체, 액체, 반려동물의 배설물, 유리 조각 등과 같은 이물질은 로봇청소기 작동 전에 치워 가전기기 손상을 막는 것이 좋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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