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위해 숙박 앱을 켜던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호텔 숙박 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9월 3주차 지표에 따르면 숙박 앱 시장 1·2위를 다투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안드로이드+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각각 144만명과 126만명으로 집계됐다.
야놀자는 9월 들어 4% 증가에 그쳤고 여기어때는 5% 감소했다. 통상 명절이 있는 달은 숙박 앱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최근 들어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진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 발걸음이 주춤한 탓으로 풀이된다.
30대 직장인 A씨는 "예약하려고 알아보니 가고 싶은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찼거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집에서 가족들이랑 맛있는 걸 먹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전국 호텔 숙박료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기준)는 132로 사상 고공행진 중이다. 이 지수는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부모님이나 친척 집을 방문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4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집에서 쉬겠다는 사람이 30%에 달했다. 국내 여행을 떠나겠다는 비율은 13.6%, 해외 여행을 간다는 비율은 8.7%에 그쳤다.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 여행이 늘어난 점도 국내 숙박업이 이전보다 저조한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진그룹이 계열사 직원 1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명절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직원 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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