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전자의 생활가전부문 기업 간 거래(B2B) 매출이 6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 악화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틈새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드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의 올해 1~8월 누적 매출 가운데 B2B 비중이 21%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16%, 2022년 19%에서 올해 처음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H&A 사업본부의 B2B 매출은 2021년 4조3000억원에서 2022년 5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등을 파는 H&A 사업본부의 ‘텃밭’은 일반 소비자다. 하지만 경기가 움츠러들면서 소비자 씀씀이가 줄어들자 LG전자는 B2B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B2B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침이 심하지 않고 매년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LG전자는 관공서와 빌딩에 시스템에어컨을 납품하거나 아파트에 빌트인(붙박이 설치형) 가전을 공급하는 데 힘을 쏟았다. 유럽, 북미 등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LG전자의 친환경·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매출이 대폭 늘었다.
여기에 세탁기 모터와 에어컨에 들어가는 컴프레서 등 가전제품 부품 판매 영업도 이어갔다. LG전자의 모터·컴프레서 외부 매출은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연평균 20% 늘었다. 곳곳에 빨래방이 들어서면서 여기에 납품하는 세탁기 판매가 증가한 것도 실적에 기여했다.
B2B 시장 수요에 대응해 LG전자는 추석 연휴에도 일부 공장을 가동한다.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의 냉장고·세탁기 생산라인 일부를 연휴가 끝나기 전인 다음달 2일부터 조기 가동할 예정이다. 인천 서구에 있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라인 일부도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4시간 가동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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