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홍익표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은 27일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검찰과 한통속이 돼 이 대표의 구속을 열망했던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은 참회하고 속죄해야 할 것”이라며 “당원과 지지자, 국민들을 피멍 들게 한 자해 행위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 외상값은 계산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체포동의안 가결은) 배신의 정치고 용납하지 말아야 할 정치”라며 “가결파를 색출해서 징계하는 등 가결파 의원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전날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행위라고 엄격하게 볼 수 없다는 게 중진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이 대표를 향한 친명계 의원들의 ‘충성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구속 리스크가 해소된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통해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이 대표가 이날 오전 4시께 서울구치소에서 나올 때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 의원 3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한 친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가결파 색출도 노골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가결파의 공로를 존중하고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당의 ‘방탄 오명’을 없애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내년 총선까지 늘어질 (방탄 프레임) 문제를 벗어나게 하는 데 (가결파의) 공이 컸다”며 “가결파에게 오히려 표창을 줘야 한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은 “검찰의 무도함이 입증됐으니 당 지도부와 원내 사령탑은 뺄셈의 정치보다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책임론’도 나온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가능하면 빨리 이 대표가 사임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다.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한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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