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과 바이오기업들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장 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의약품 CDMO 기업인 SK팜테코, CJ그룹이 인수한 네덜란드 CDMO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차바이오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차바이오텍 등은 각각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2025~2026년 가동을 목표로 세계적인 규모의 시설을 짓고 있다.
CGT는 1세대 생물학적 제제·단백질 치료제, 2세대 항체의약품에 이은 3세대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유전 결함으로 발병하는 희귀 질환을 1~2회 유전자 주입으로 완치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다. 희귀병인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인 졸겐스마,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암 치료제인 킴리아와 예스카타 등이 대표적인 CGT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임상 개발 중인 바이오 의약품의 절반이 CGT일 정도로 미래 바이오 먹거리로 꼽힌다.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74.7억 달러(약 10조원)에서 2026년 약 555.9억 달러(약 74조원)로 연평균 49%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이벨류에이트파마)된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생산을 CDMO업체에 맡기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SK팜테코는 미국과 유럽에서 공장 증설이 진행됐다. 먼저 최근 경영권을 인수한 미국 CGT CDMO업체 CBM에서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6만5000㎡급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2024년엔 세포치료제와 CGT 원료인 플라스미드 생산시설이 구축되고 2026년 모든 시설이 완공될 예정이다.
SK팜테코 관계자는 “바이럴 벡터, 플라스미드 등 CGT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곳에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은 이곳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SK팜테코는 2021년 인수한 프랑스 CGT CDMO업체인 이포스케시의 제2공장이 지난 6월 완공되면서 유럽 최대 수준(1만㎡)의 시설도 갖췄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을 통해 2021년 인수한 네덜란드의 CGT CDMO업체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가 신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축구장 2배(1만2000㎡) 규모의 공장을 내년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 본가동이 되면, 백신은 물론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차바이오텍은 한국과 미국에서 CDMO 공장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3월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연면적 6만 6115㎡규모로 착공한 첨단바이오시설 ‘셀진바이오뱅크(CGB)’가 내년말 완공될 예정이다. CGT, mRNA, 바이럴벡터(인체에 치료용 유전자를 주입하는 바이러스 전달체), 플라스미드 DNA를 한 건물에서 동시에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 2공장 증설도 진행중이다. 차바이오텍은 2019년부터 미국 자회사 마티카바이오를 통해 현지 CGT CDMO시장에 진출했다. 2공장이 완공되면 마티카바이오의 용량이 현재 500L에서 2000L까지 확대돼 2025년 연간 수주 3300억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글로벌 CGT시장이 아직 태동기라 상업화와 수요 전망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시장 수요에 맞는 전략을 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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