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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고금리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채권 ETF를 사들인 ‘서학개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6월26~9월26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불3X 셰어즈’(TMF)였다. 최근 3개월 동안 순매수한 금액만 3억6032만달러, 약 4869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상장지수펀드(ETF)는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채로 구성된 ‘ICE U.S. 20년 이상 미국채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국채 금리가 하락해 시중 국채 가격이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서학개미’들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사들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TMF는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23.1%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예상과 다르게 고금리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 까닭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점도 금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6월 말 연 3.86%였으나 지난달 26일엔 연 4.68%까지 뛰었다.
엔화로 미국 채권 ETF를 산 ‘일학개미’들도 손해를 보고 있다.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ETF’는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7.7% 하락했다. 이 ETF는 최근 3개월 국내 투자자들이 2억4034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TMF에 이어 해외 종목 가운데 순매수 2위였다.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많은 편이다. 9월 FOMC 이후인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TMF를 2482만달러,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ETF를 2259만달러 각각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가 당분간 수익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 성과는 당분간 기대하긴 어렵다”며 “다만 채권을 직접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높아진 쿠폰 수익을 기대할 순 있다”고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다면 TMF의 반대격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년이상 미국채 베어 3X 셰어즈’ ETF에 투자할 수 있다. ‘ICE U.S. 20년 이상 미국채 지수’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을 보는 상품이다. TMV는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26.5%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중에서는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H)’를 들 수 있다. ‘S&P 미국채 선물 초과수익률’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1일에서 27일동안 7.15% 올랐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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