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운동이 없습니다. 주 3회는 꼭 와요. 건강에 도움도 되고 잠도 잘 옵니다."
28일 오전 10시 울산 중구 황방산 황톳길로 통하는 생태야영장 입구.
뜨거운 볕이 내리쬐기 시작한 시간이지만, 등산객들은 아랑곳없이 신발을 벗어 던진 채 산길을 오르내렸다.
최근 울산에는 건강을 위해 신발과 양말을 벗고 산·해안가·공원 산책로 등을 걸으며 땅을 직접 느끼는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맨발 걷기 명소로 알려진 황방산 황톳길에는 하루 방문객 수가 평일 기준 1500∼2000여명, 주말에는 3000∼4000 명에 달한다.
이날 황방산에서 만난 50대 남성 조모 씨는 "원래 다른 산에서 맨발 걷기를 했었는데, 입소문을 듣고 황방산을 방문한 이후 오늘이 벌써 5번째"라며 "지금은 더운 시간이라 사람이 적은 편인데, 오전 5시 30분쯤 오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울산 지자체마다 맨발길 조성 경쟁 후끈
울산의 다른 기초 지자체들도 시민들의 맨발 걷기 열풍에 부응하려는 노력에 나섰다.
남구는 태화강 둔치에 정식으로 '태화강 황토 맨발길'을 개통해 운영하고 있다.
태화강 둔치 그라스 정원 입구부터 번영교 하부 부근까지 1㎞ 구간에 황톳길을 조성해, 태화강을 바라보면서 황토 위를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했다.
남구 삼산동에 거주하는 50대 곽모 씨는 "거의 매일 저녁 태화강 맨발길에서 산책한다"며 "잠도 잘 오고 건강도 훨씬 좋아진 느낌이라 앞으로 가족도 데려와 함께 맨발 걷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화강 황토 맨발길에는 평일 기준 하루 400∼500명이 방문한다.
황톳길 조성 이후 급증한 이용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번영교 쪽에 세족장도 1개 추가 설치됐다.
울산 동구 옥류천 일대에도 250m 길이 맨발길이 생겼다.
동구는 옥류천 일대에 조성하는 '남목 맨발 숲길 정비사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동구는 옥류천 입구 공영주차장 옆 숲길 250m 구간을 정비해 맨발 걷기 길로 조성했다.
기존에 있던 숲길 폭을 1m에서 2m로 확장하고 돌멩이 등 땅의 이물질을 제거했다.
이용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계곡에 설치된 세족장에 나무 계단과 다리를 놓고, 안내 표지판도 3개 설치했다.
울주군은 최근 맨발 등산객이 급증함에 따라 등산로 3곳을 숲길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바위 뒷산 맨발 산책로, 화장산 둘레길, 봉화산 등산로 등을 숲길로 지정하기 위해 타당성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다.
북구는 기존에 조성된 공원 리모델링이나 울산숲 조성 시 맨발길 조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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