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이웃집 현관과 창문을 들여다본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으로 형이 늘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최형철 부장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7월 15일 오후 9시30분께 대전시 유성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 B씨의 집 현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방충망을 통해 들여다본 혐의를 받는다. 같은 날 오후 10시께 다른 층 C씨의 집 창문 가림막을 걷어낸 뒤 얼굴을 가까이 대고 들여다보는 등 피해자들의 주거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집 안에 있던 강아지가 귀여워 부른 것이고, 가림막이 신기해 살짝 들춰본 것"이라며 범행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의 주거지와 피해자들의 주거지가 모두 다른 층에 있는데도 복도에 들어가 집 안을 들여다본 것은 주거의 평온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면서도 "피고인의 신체가 피해자들의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2심은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추가 범행에 대한 두려움으로 충격을 받았고, 1명은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다"며 "피고인은 과거 여성의 주거에 침입해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처벌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재범 위험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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