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를 앞둔 유명 브랜드 아파트에서 인분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자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공을 담당한 건설사는 누군가 고의로 벌인 짓이라는 입장이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5일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사전점검일에 안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썩은 냄새에 숨을 쉬기 어려웠다. 냄새의 원인은 바로 안방 욕실의 천장에 있던 검은 비닐봉지였다.
검은 비닐봉지 안에는 종이로 꼼꼼하게 잘 포장된 인분이 들어있었다. 올해 3월 결혼한 뒤 원룸에 거주해오며 입주만 기다려왔던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분을 목격하면서 새 아파트에 거주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 상태다.
건설사 측의 대응은 A씨를 더욱더 분노하게 했다. 건설사는 A씨가 열흘간 10차례에 넘게 강력히 항의한 뒤에야 도배, 화장실 천장 교체, 향균 및 방역 조치를 해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은 일축했다.
또 건설사는 아파트 사전점검일 전에 A씨 집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인분을 찾지 않고 환풍기만 켜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 대단지 아파트인 해당 아파트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분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벌써 퍼졌다고 한다.
A씨는 "인분이 나온 후 사흘간 건설사 책임자도 만나지 못했다. 별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에 너무 어이가 없다"며 "새집의 꿈에 부풀어 있던 아내의 실망이 너무 크다. 앞으로 계속 인분의 기억 때문에 오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건설사는 자작극을 의심하는 듯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건설사 측은 근로자들이 사전점검 당시 아파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 이런 몰상식한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인분의 포장재가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종이라며 누군가 건설사를 음해하기 위한 행위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사전점검은 공사 중 잠깐 입주자들에게 집을 공개하는 것이며 입주일까지 다시 정리해서 준공하게 된다"고 했다. 입주 전에 인분이 나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이어 "인분의 포장과 놓인 모습으로 볼 때 근로자들이 바닥에서 볼일을 보고 놔둔 것 같지는 않고 불순한 목적으로 이슈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분은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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