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질병'이 자랑스럽다"…LoL 금메달에 정치권 '반색'

입력 2023-09-30 13:12   수정 2023-09-30 14:06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전승 우승'을 거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그동안 '게임은 질병'이라고 주장해온 일부 진영을 에둘러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질병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LoL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열렬히 축하한다"며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폐지법안을 통과시킨 지 2년도 안 돼 게임 선수들의 '멋짐'을 지켜볼 수 있어 더 감동"이라고 적었다.

허 의원은 "셧다운제 폐지 법안 통과를 위해 LoL 스타 선수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는데, 그중에는 이번 금메달을 목에 건 페이커 이상혁 선수, 케리아 류민석 선수도 있었다"며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미친 듯이 해야 한다'는 스물 다섯살 페이커 선수의 담담한 한마디를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꼭 금메달을 따지 않아도 게임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주권자의 취미 생활이다. 당구나 골프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이 있다고 누구도 당구와 골프를 질병 취급하지 않는다"며 "항저우에서 전해오는 낭보를 접하며 앞으로도 게임을 '질병'이나 '해악' 취급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한국 대표팀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게임 전사'라고 표현하면서 "e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썼다"며 "고생 많았다"고 격려했다. 하 의원 역시 지난달 이른바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에 대해 검찰이 '게임중독 상태였고, 게임 영향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발표하자 "돌팔이 의사가 되고 싶지 않으면 진단하지 말고 수사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반발한 바 있다.

당시 하 의원은 "게임 중독이라는 한 마디로 문화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통령도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검찰은 어떤 근거로 살인의 원인을 게임 중독이라 판단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 LoL 한국 대표팀은 전날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대만에 세트 2-0으로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출전한 선수 6명은 국내 프로게이머로서 최초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5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전승했다. 팀은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등으로 구성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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