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전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과학 영재 '백강현' 군의 아버지가 후원금을 싱글맘에게 기부한다고 밝혔다가, 일부 구독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30일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백강현'에는 그간 유튜브를 통해 후원 받은 돈을 싱글맘들에게 기부하겠다는 취지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현재 '싱글맘 후원 희망릴레이'는 제목을 단 이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영상엔 한 여성이 나와 "저는 앞으로 백강현 채널의 진행을 맡게 된 썸머라고 한다"고 밝히며 향후 채널의 운영계획과 후원금·채널 광고수익 사용처 등을 밝혔다. 영상에는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모인 후원금을 싱글맘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서 영상에선 후원 대상 중 한 명으로 보이는 여성이 블러 처리된 채 출연해 "아는 사람을 통해 선배 이렇게…서로 술자리를 가졌다"며 "동거를 하다보니 술도 먹고"라며 사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백 군의 장래를 위해 후원한 돈을 왜 다른 목적에 쓰냐는 것이다. 이들은 "아이 교육과 생활에 쓰라고 준 건데 왜 엉뚱한 데 쓰는 것이냐",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해도 기부금은 기부자의 의도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좋은 마음으로 응원한 사람들만 바보 됐다", "후원금이 충분하면 더이상 안 받는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 등 의견을 남겼다.
다만 일각에선 "순간 잘못 판단할 수도 있지 여론이 순식간에 반전되는 게 무섭다", "싱글맘들도 후원이 필요한데 왜 좋은 취지에 이렇게까지 비판을 하는지 모르겠다" 등 의견도 보였다.
한편 비난이 거세지자 백 군의 아버지는 전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의도치 않은 후원금과 멤버십 가입자가 들어나니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욕심 낼 돈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결백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기에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싱글맘 관련 영상의 진행자와 출연한 싱글맘에게까지 비난의 댓글이 이어져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돌린다"며 "후원해 준 분들과 구독자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적었다.
다만 "애초 후원금을 온전히 강현이를 위해 쓴다한들 비난하는 분들이 없겠냐마는…후원금을 좋은 뜻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단 발상 자체도 터무니없다는 (구독자들의) 지적을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이며 불편함도 내비쳤다.
백 군은 앞선 2016년 TV 예능프로그램 '영재 발굴단'에 출연하면서 'IQ 204 천재 어린이'로 이름을 알렸다. 올 3월 만 10세의 나이로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 만에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퇴 사실은 백 군의 아버지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공개하면서 전해졌는데, 그는 백 군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저와 강현이는 집사람이 옆에 없으면 굶어 죽어야 할 형편이다. 국가에서 나오는 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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