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분석해 질환 경고 … 내년 전자청진기 선보일 것"

입력 2023-10-03 10:48   수정 2023-10-04 09:56

“심전도, 동맥압, 뇌파 등 환자에게서 나오는 다양한 생체 신호를 정량화해 진단, 치료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성훈 시그널하우스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를 만나 “환자의 호흡 패턴을 분석해 질환 위험을 알려주는 전자청진기를 내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근무하는 그는 2021년 시그널하우스를 창업했다. 병원에 축적된 다양한 생체신호를 활용해 ‘환자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150여년 전 발명된 청진기로 환자를 진단할 때 ‘그르렁 그르렁’ ‘색색’ 같은 소리가 나면 의사는 폐질환으로 판단한다. 교과서에도 실린 방법이지만 의사 개인의 경험인 ‘암묵지(암묵적 지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의사 경력에 따라, 상황에 따라 진단이 조금씩 달라지는 이유다.

김 대표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를 객관적 수치로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신호를 토대로 환자 위험도 등을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수술 중 저혈압 발생 환자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지난 7월 국제학술지에 공개했다. 이를 활용하면 수술 후 급성 신장 손상, 심근경색증 등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시그널하우스는 수술장과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다양한 신호를 디지털화하는 시그널허브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렇게 나온 신호를 분석해 질환 위험 등을 알려주는 ‘시그널 바이오마커’도 10여 개 발굴했다. 내년께 선보일 전자청진기는 호흡 패턴을 분석해 정상, 폐쇄성 환기장애, 제한성 환기장애 등으로 구분해 알려준다. 이후 저혈압 예측모델, 심박출량 예측 모델 등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육성과제 총괄책임교수도 맡고 있다. 병원은 라이다카메라와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활용해 환자의 낙상을 막고 수술을 돕는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의료 AI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환자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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