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 없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야구 대표팀이 또다시 어이없는 판정을 받게 됐다.
2일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장에서 진행된 야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대만과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대만이 1회 말 먼저 1점을 획득했지만, 한국은 2회에서 만회 기회를 잡았다. 2사 2·3루에서 등장한 김성윤이 1루 쪽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했고,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심판은 '아웃' 판정했다.
이후 리플레이 화면이 공개됐고, 김성윤의 발이 대만 선발 린위민의 베이스 커버보다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회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어 한국으로선 판정을 뒤집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1일 홍콩과의 경기에서도 심판의 이해가 되지 않는 룰 적용과 판정으로 어수선한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한국은 1회 말 문보경의 적시타로 한 점을 뽑은 한국은 3회 말 선두 타자 최지훈이 번트 안타에 이은 상대 실책으로 2루에 나갔다. 이어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가 됐다. 이후 강백호가 우익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날렸는데, 홍콩 우익수 응 야우팡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이때 발생했다. 2루 주자 최지훈과 1루 주자 노시환이 스타트(출발)를 끊었고, 이 과정에서 노시환은 선행 주자인 최지훈을 앞질렀다. 최지훈은 뒤늦게 2루로 돌아왔고, 노시환은 아예 귀루하지 못했다. 홍콩은 2루로 공을 던졌는데, 이때 최지훈의 귀루와 비슷한 타이밍에 도착했다.
심판이 제대로 판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 선수들은 '트리플 플레이(셋잡이)'라며 벤치로 뛰어 들어갔다. 이에 한국 벤치에서 항의했고, 심판은 판정을 번복하며 2아웃만 됐다고 했다. 홍콩 벤츠에서 다시 항의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는 재개되지 못했다. 1루심이 2루에 있던 최지훈을 1루로 돌아오라고 했던 것. 야구에서는 '역진루'는 허용되지 않는다. 베이스 러닝 중 앞 주자를 앞지르면 뒤 주자가 아웃된다는 규칙에 따라 노시환은 아웃, 2루 주자 최지훈이 세이프여야 한다. 한국 벤치에선 이에 대해 다시 항의했지만, 심판은 '2루에선 아웃, 1루에선 세이프'라는 것. 어이없는 심판의 판정에 각 방송사 해설자들도 "야구 규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한국 벤치도 항의를 포기했고, 홍콩 측에서도 나와 1루 주자 노시환의 아웃을 전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20분의 혼선 끝에 경기는 다시 시작될 수 있었다.
한국은 홍콩을 상대로 10대0 콜드 승을 걷었다. 하지만 1차전에 이어 대만과의 2차전에서도 오심이 나오면서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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