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훼방꾼' 야식 끊으려면…'이것'부터 체크하라

입력 2023-10-03 20:00   수정 2023-10-04 09:58



"밤 10시만 되면 출출해지면서 떡볶이나 라면, 치킨, 족발 등이 당깁니다. 참아야지 하다가 자정 가까워지면 더이상 참지 못하고 배달앱을 켜고 시켜요. 먹고 나면 후회가 밀려오죠. 다시는 야식을 먹지 말아야겠다 다짐해봐도 소용이 없어요."

출산 후 17kg이 늘어났다고 토로한 A 씨는 "남편이 야근이 잦아 혼자 육아를 하다 보면 제때 식사를 챙겨 먹고 힘들다"면서 "아이가 잠든 10시 이후 배달 음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다 보니 야식증후군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야식증후군이란 1955년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Albert Stunkard) 박사가 처음 발표했으며 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개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적은 양을 먹고, 점심 식사도 대충 먹는다. 반면 저녁에는 하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먹는다. 또 일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자다가 깨거나,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야식증후군의 특징은 저녁 식사 이후 섭취하는 열량이 하루 섭취한 총열량의 1/4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저녁 식사 이후 잠들기 전까지 자꾸 뭔가 먹고 싶은 기분이 들고 심지어 자다가 깨서 야간에 뭔가를 먹기도 한다.

야식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감소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도 저하시킨다. 이에 따라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하고, 식욕도 억제하지 못해 계속 먹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밤에 열량이 소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 역류성 식도염과 기능성 위장장애 등의 소화기 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커진다.

야식증후군에 대한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생활에서 쌓인 '과도한 스트레스'를 비롯해 불안함, 자신감 상실 등의 심리적 문제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열량의 음식을 먹더라도 밤에 먹는 것과 낮에 먹는 것의 결과는 다르다. 수면시간에 가까워지면 신체 움직임이 낮보다 줄어들어 에너지원 섭취해도 제대로 소비하지 못한다.

일과 중에도 균형 잡힌 식사보다는 빵과 떡 등으로 식사를 때우는 일이 잦은 A 씨는 "떡볶이나 시럽이 잔뜩 들어간 커피 등을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자극적이고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뇌의 보상중추에서 쾌감을 선사하는 도파민이 분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신우영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EBS '귀하신 몸'에서 "쾌락 호르몬을 분비해 기분을 좋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자극적이고 달콤한 음식을 먹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우리 몸에 에너지가 필요할 때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라 감정적인 허기 때문에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감별하는 브로콜리 테스트가 있다"고 소개했다.

배고픈 상태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브로콜리 뿐일 때 그거라도 먹어야겠다면 진짜 배고픔이 맞지만, 라면 등 다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브로콜리가 먹고 싶지 않다면 그건 가짜 배고픔일 확률이 높다는 것.

브로콜리에 대한 거부감이 평소 없었다면 본인이 싫어하는 식품으로 그 대상을 대체해도 무방하다.




우리 몸이 수분이 필요할 때 이를 배고픔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때 물 한 잔을 마시고 20분이 지난 후 배가 여전히 고프다면 진짜 배고픔이며 허기가 사라졌다면 가짜 배고픔이라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한글자짜리 음식은 끓어라"라고 조언했다.

은 주식이라 끊을 수 없지만 많이 줄여야 하며 정제 탄수화물의 대표적인 빵, 면, 떡을 줄이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은 물론 염분 많은 도 이에 해당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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