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이 글로벌 원전산업 패권은 중국 러시아로 빠르게 넘어갔다. 3일 한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출 원전 34기 중 23기를 러시아가, 4기를 중국이 건설했다. 규제 이슈에서 자유로운 권위주의 국가라는 점도 두 나라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요인이다.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서도 중국은 광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이 마이크로(초소형) 원전 상용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중·러에 빼앗긴 원전 패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다.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원자력을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했다. 차세대 핵 연료인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연구 예산도 이전 정부의 15배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국내 원전산업에 호재로 보고 있다.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에서 만난 중국 출신 연구원은 “미국 시민권을 따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러시아 출신 지원자는 아예 서류도 안 본다”고 했다. 인력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러 출신자를 배제하다 보니 한국계 연구원 선호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INL에 근무하는 한 한국계 연구원은 “데리고 올 한인 연구원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아이다호폴스=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