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스토렌트는 2일(현지시간) 자사가 설계한 차세대 AI 칩렛 반도체를 삼성전자가 양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칩렛은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이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된 캐나다의 AI 반도체 기업이다. 기업 가치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최고경영자(CEO)는 짐 켈러로, 인텔과 AMD 등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에서 첨단 중앙처리장치(CPU)를 설계해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켈러는 앞서 6월에도 미국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 참석해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시사했다.
이번에 양산이 결정된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AI 반도체는 밀리와트(㎽)에서 메가와트(㎿)까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향후 모바일 기기와 같은 에지 디바이스부터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응용처를 겨냥한 제품이다. 켈러는 “텐스토렌트는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을 개발해 전 세계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 AI 칩렛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AI 반도체 고객과의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월엔 미국 AI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기업) 스타트업인 그로크의 양산을 맡기로 했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이 처음으로 AI 반도체 고객을 유치한 사례였다. 이 밖에 국내 기업 중에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협력해 5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AI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다른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딥엑스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고성능 저전력 AI 반도체 4종을 생산한다.
마르코 치사리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사업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미국에서 계속 확장 중”이라며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은 텐스토렌트의 데이터센터와 전장 솔루션 혁신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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